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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통제선을 넘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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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로이킴 작성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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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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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선을 넘은 밤

처음 판에 앉았을 때, 판돈은 분명히 현실적인 숫자였다.
2천, 3천.
손이 떨릴 만큼은 아니었고, 계산이 가능한 영역이었다.
이기면 기분이 좋아지고, 지면 아쉬운 정도.
돈은 아직 ‘돈’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숫자가 바뀌어 있었다.
0의 개수가 하나, 둘 늘어나 있었다.
3억, 5억.
이상한 건 그 순간에도 놀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돈이 커졌다는 감각보다, 승과 패만 남아 있었다.

머릿속에서 계산이 사라졌다.
이 판을 이기면 얼마, 지면 얼마 같은 생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지금 이 흐름이 맞느냐, 아니냐.
다음 카드는 어디로 가느냐.

그것만이 전부였다.

나는 완전히 무아지경에 들어가 있었다.

억 단위를 넘기면서부터였다.
긴장감은 공포가 아니라 집중으로 바뀌었다.
시야가 좁아지고, 감각은 예민해졌다.
마치 세상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려졌다.

딜러의 손끝, 카드가 섞이는 리듬,
테이블 위 공기의 무게까지 전부 느껴졌다.

‘아, 지금 내가 완전히 몰입해 있구나.’

몰입을 인지하는 순간, 이미 몰입은 깨진다는 사실.

이상하게도 그 판단은 즉각적이었다.
지금 이 상태로 한 판을 더 가는 건 위험하다고 느꼈다.

패배가 아니라,
나 자신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

그래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선택했다.

아직 흐름이 살아 있을 때,
아직 내가 나일 때.

수십억 단위에 들어섰을 때의 감각은 묘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 가까웠다.

주변은 분명 시끄러웠을 것이다.
사람들의 목소리, 칩이 부딪히는 소리, 기계음.
하지만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카드가 테이블에 닿는 소리.
그리고 내 숨소리만 들렸다.

들이마시고, 내쉬고.
그 리듬이 카드와 맞아떨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나는 흐름을 붙잡기 위해 이상한 행동을 했다.

의식적으로 계산하지 않았다.
예측하지도 않았다.
대신 딜러를 따라 했다.

딜러의 손짓, 호흡, 리듬.

그 움직임을 속으로 그대로 따라 하며
내 호흡도 거기에 맞췄다.
마치 같은 박자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그저 흐름 안에 함께 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
모든 판이 끝났다.

결과는 성공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실패라고 부를 수도 없는 상태였다.
숫자로 보면 이겼다.

이건 실력이 아니라 행운이라는 걸.

당장 내일 또 이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아니면 평생 다시는 없을 수도 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날 밤의 나는, 그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저 그날의 행복을 만끽했다.

살아 있다는 감각,
집중의 끝에서 스스로를 지켜냈다는 안도감.

통제선을 넘을 수 있었지만 넘지 않았다는 기억.

얼마를 따느냐가 아니라,
언제 멈출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됐다.

그 밤은 내 인생에서

가장 위험했고,

가장 차분했던 밤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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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보틀빠빠님의 댓글

  • 신규보틀빠빠
  • 작성일
감사합니다.

하우스인사이드님의 댓글

  • 신규하우스인사이드
  • 작성일
AI뉴스 맞죠?
거의 한 편의 소설ㅋㅋ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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