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랄라] 내가 멈췄어야 했던 그순간
작성자 정보
-
룰라랄라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96 조회
- 2 댓글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__내가 멈췄어야 했던 그 순간
처음 판돈은 2~3천만 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날은 그냥 흐름을 보러 앉은 자리였다.
한 판이 맞았다.
또 한 판이 맞았다.
연승이 이어질수록 기분은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하게도, 감정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회복 배팅은 어느새 계산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 있었다.
“이번 판만 정리하고 나가자.”
그 말이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렸을 때,
테이블 위 숫자는 이미 3억을 넘어 있었고
곧 5억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때 처음 느꼈다.
이건 게임이 아니구나.
억 단위를 넘기자
몸은 이상할 정도로 차분해졌다.
심장은 조용했고,
손은 떨리지 않았다.
대신 모든 감각이 카드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집중력이 폭발했다기보다는,
세상이 단순해졌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선택의 갈림길은 분명했다.
여기서 털고 일어난다.
끝까지 달린다.
아니면 잠깐 멈춘다.
나는 첫 번째를 골랐다.
여기서 털고 일어난다.
그게 가장 현명해 보였다.
그 순간의 나는,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믿었다.
수십억 레이스에 들어섰을 때
감각은 완전히 차단됐다.
카드가 섞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주변의 말소리도,
담배 연기도
의식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눈앞에는 카드,
머릿속에는 선택,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완전한 진공 상태.
사람이 아니라,
판 위에 놓인 하나의 선택지가 된 기분이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나는 금액과 판수를 조정했다.
감정을 배제하기 위해 숫자로 나를 묶어두려 했다.
“여기까지만.”
“이 판까지만.”
하지만 그 말은
늘 다음 판을 불러오는 주문처럼 작동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가 열렸다.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날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이후였다.
그 판 이후
나는 이전처럼 배팅하지 못하게 됐다.
확신이 와도,
손이 먼저 멈췄다.
이기는 법보다
멈추는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는 걸
처음으로 몸으로 알게 된 날이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날의 진짜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그 순간,
나는 멈췄어야 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운영진님의 댓글
-
운영진 - 작성일
자정 마감 후 심사 후 1명 선정되며,
결과는 이벤트 게시글 댓글을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응아니야님의 댓글
-
응아니야 - 작성일






